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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in Science

치매 6년전부터 점진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by junestory001 2025.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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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진단 6년 전부터 나타날 수 있는 인지적, 정서적, 행동적 전조 증상을 살펴본다. 의미 기억, 작업 기억, 시공간 능력, 일화 기억, 수행능력, 정서 변화, 생리적 지표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초기 징후를 논문과 실험 결과를 중심으로 정리하고, 치매 진행을 예측하는 데 유용한 조기 신호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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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기억의 점진적 저하

의미 기억(semantic memory)은 사물의 이름, 단어의 의미, 일반적인 사실이나 개념에 대한 지식을 저장하는 기억 체계다. Rush Alzheimer’s Disease Center의 Wilson 등(2011)은 2,071명의 참가자를 최대 16년 동안 추적 관찰하면서,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 전 약 76개월(약 6년 4개월) 전부터 의미 기억 능력의 저하가 뚜렷해지기 시작한다고 보고하였다. 이 시기에는 단어의 이해, 개념의 기억, 사물의 용도 등에 대한 접근성이 낮아지며, 일상 언어 사용에서 단어 선택이 부정확해지거나 이전에 익숙하던 개념을 떠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는 증상들이 나타난다. 예컨대, “지팡이”라는 단어를 떠올리지 못하거나, “우산”을 설명할 때 특정 이름 대신 “비 오는 거 막는 거”라고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빈번해진다. 이러한 변화는 본인이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주변 사람들이 먼저 인지하는 경우가 많아 조기 경고 신호로 중요하다.

의미 기억의 변화는 단순한 단기 기억력 감소와 구분되며, 전반적인 지식 체계의 접근성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초기 전구단계에서의 의미 기억 저하는 치매 위험을 시사하는 중요한 신호로 해석된다.

작업 기억의 감소와 집중력 문제

작업 기억(working memory)은 정보를 일시적으로 보유하고 조작하는 능력이며, 복잡한 인지 과제를 수행하거나 계획을 세우고 실행할 때 필수적이다. Wilson 등(2011)의 연구에서는 치매 진단 약 75개월 전부터 작업 기억의 저하가 시작되는 경향이 관찰되었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이 저하가 가속되는 패턴이 나타났다. 작업 기억의 감소는 멀티태스킹이 어려워지거나, 여러 단계를 요구하는 일상적 과제를 수행할 때 오류가 잦아지는 양상으로 드러난다. 예를 들어, 요리 도중 여러 재료의 준비 단계를 동시에 기억하고 진행해야 할 때 순서를 혼동하거나, 대화 중에 이전에 언급된 내용을 기억하면서 말을 이어가기가 어려워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또한 집중력 저하와 빠른 피로감이 동반되기도 한다. 작업 기억의 손상은 단기 기억 저하와는 구별되며, 정보를 단순히 기억하는 것을 넘어서 이를 정신적으로 처리하고 활용하는 능력의 손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러한 증상은 일상생활에서의 계획 수립, 일정 관리, 복잡한 의사결정에서 큰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으며, 치매 발병 전 조기 경고로서 중요한 인지적 신호가 된다.

수행 기능과 실행 능력의 변화

수행 기능(executive function)은 계획 세우기, 문제 해결, 추론, 유연한 사고, 자기 통제 등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인지 능력이다. 이 기능의 저하는 일상생활에서의 복잡한 행동을 조직하고 조절하는 데 어려움을 초래한다. 일부 연구에서는 치매 진단 6\~7년 전부터 수행 기능의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제안되며, 특히 Rush 연구와 유사한 장기 추적 연구들에서 수행능력의 저하가 전반적인 인지 저하의 초기 신호로 나타난다는 보고가 있다. 수행 기능의 손상은 예컨대, 일상적인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행하는 과정에서의 실수, 계획을 갑자기 바꾸거나 중단했을 때 적응하는 데 어려움, 여러 개의 단계를 포함하는 일을 체계적으로 수행하는 데 혼란을 겪는 형태로 나타난다.

또한, 충동 조절의 어려움이나 감정 조절의 변화, 또는 규칙적인 일상 습관에서 벗어나는 행동 패턴이 증가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종종 환자 본인보다 가족이나 보호자가 먼저 인지하는 경우가 많으며, 인지적 변화와 정서적 변화를 동시에 관찰하는 것이 치매 전단계에서 중요한 진단적 단서가 될 수 있다.

시공간 인지 및 시각-운동 기능의 변화

시공간 인지(visuospatial cognition)와 시각-운동(visuomotor) 기능은 물체의 위치, 거리, 공간 내 배치 및 이동, 시각과 운동의 통합된 처리 능력을 포함한다. 이 기능의 저하는 길 찾기, 물체 간의 거리 판단, 공간 내 물체의 방향 감각 등에 영향을 미치며, 치매 초기에는 이러한 변화가 점진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Rush 연구에서는 진단 전 약 5년 전후, 즉 대략 60\~70개월 전후 시기에 이러한 시공간 인지의 변화가 감지될 수 있다고 제안되나, 구체적인 개월 수는 연구마다 다소 차이를 보인다. 시공간 인지 저하는 예컨대 익숙한 동네에서 길을 잃거나, 지도 읽기나 방향 감각이 흐려지는 증상, 또는 가구나 문틀 간의 간격이나 위치를 판단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형태로 나타난다.

이 외에도 잘 알려진 예로는 계단 오르내리기, 차선 변경, 주차와 같은 복잡한 시각-운동적 과제를 수행할 때의 자신감 감소 또는 실수 증가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시각적 혼란, 거리 및 깊이 인식의 어려움, 물체의 움직임 판단에서의 오류 등으로 이어져, 일상생활에서의 독립성과 이동성을 저해할 수 있으며 초기 치매 징후로 고려될 수 있다.

일화 기억의 점진적 약화

일화 기억(episodic memory)은 특정 시간과 장소에서 발생한 개인적 경험이나 사건을 기억하는 능력이다. 치매, 특히 알츠하이머병의 전형적인 초기 증상 중 하나로, 진단 전 여러 해 동안 서서히 악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Wilson 등(2011)의 Rush Alzheimer’s Disease Center 연구에서는 기억형 MCI(amnesic MCI) 및 알츠하이머 치매로 진행된 참가자들에서, 일화 기억의 감소가 진단 전 몇 년 동안 점진적으로 진행되며, 후기에 들어서는 기억 회상에서의 심각한 어려움으로 이어지는 패턴이 관찰되었다.

초기에는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고 이를 후에 회상해내는 데 있어서 지연된 회상(delayed recall) 성능의 감소, 또는 세부적인 맥락(context) 정보를 유지하는 능력의 감소가 나타난다. 예컨대, 최근에 있었던 가족 모임의 대화 내용, 장소의 특정한 디테일, 대화의 순서나 맥락을 기억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식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기억 손상은 더 빈번해지고, 환자는 어떤 일이 언제, 어디서 일어났는지에 대한 기억을 잃거나 혼동하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본인이 경험한 사건에 대해 이야기할 때 맥락을 잃거나 흐릿하게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일화 기억의 약화는 단순히 잊어버리는 것을 넘어서, 기억의 질(질적인 측면)과 맥락을 유지하는 능력의 손상이라는 점에서, 치매 전구 단계의 핵심적 징후로 여겨진다.

정서적 변화, 우울감 및 불안

치매 전구 단계에서는 정서적 변화, 우울감, 불안, 무관심(apathy) 같은 정서 및 행동 변화가 인지적 전조 증상보다 앞서 또는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가 있다. Rush 연구 이외에도 여러 종단 연구(longitudinal studies)에서,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장기 추적 관찰을 통해 치매 진단 수년 전부터 우울 증상이나 불안 증상이 있었던 사람들이 치매, 특히 알츠하이머병으로의 진행 위험이 더 높았다는 결과가 보고되었다. 예를 들어, Wilson과 동료들의 다른 연구 및 여러 후속 연구에서는 초기 불안 수준이 높거나 정서적 둔화(apathy)가 있는 경우, 이러한 정서적 징후가 치매로의 진행을 예측하는 유의미한 위험인자가 될 수 있다고 제안되었다.

우울감은 에너지 감소, 수면 변화, 관심의 저하, 자기 효능감의 감소 등과 함께 나타나기 쉽고, 이러한 변화가 단순히 노화의 일부라기보다는 인지적 변화와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불안 증상은 때로는 인지적 혼란, 기억 상실에 대한 불안 또는 인지 변화에 대한 자각에서 비롯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스트레스 반응이나 회피 행동을 유발하여 전반적인 뇌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런 정서 변화는 치매의 전구 단계에서 중요한 비인지적 징후로, 초기 인지 변화와 함께 평가되어야 할 부분이다.

생리적 변화 및 생활 패턴의 변화

치매 전구 단계에서는 인지 및 정서 변화 외에도 다양한 생리적 변화 및 일상생활 습관의 변화가 동반될 수 있다. 예컨대, 여러 연구에서는 체중 감소, 수면의 질 변화, 식욕 변화, 피로감 증가, 낮 동안의 졸림 또는 에너지 수준 저하 등이 치매 발병 전 몇 년 동안 관찰될 수 있다고 제시한다. 특히 “Weight Loss Begins at Least 10 Years Before a Dementia Diagnosis”라는 논문에서는 치매 진단 10년 전부터 체중 감소가 시작되고, 진단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체중 감소의 속도가 빨라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한 Rush Alzheimer’s 연구 등에서도 피로감, 수면의 변화 및 식욕 변화가 인지 저하와 정서 변화와 맞물려 진행될 수 있다는 제안이 있다.

생활 패턴의 변화로는 신체 활동 수준의 감소, 사회적 참여나 외출 빈도의 감소, 취미나 여가 활동에 대한 흥미 상실 등이 포함될 수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노화의 일부가 아니라 뇌 기능 변화와 연관된 조기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이런 생리적 및 행동적 변화는 인지 기능 저하 이전에 또는 병행하여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치매의 전구증상으로서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치매 전조 증상은 단일 증상만으로 치매를 확진하거나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증상이 조합되어 나타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악화되는 패턴이 보일 때, 치매로의 진행 가능성을 시사하는 중요한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총장님께서 블로그 글에 활용하신다면, 이러한 증상들이 어떻게 초기 인지 변화와 맞물리는지, 또 개인별 위험도를 고려할 때 어떤 추가적 평가나 중재가 가능한지에 대한 논의도 덧붙이면 독자들에게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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